끝없이 도전, 도전, 도전!… 세계 최고 부자들의 제2의 인생은?
권세희 (ksh0710@donga.com ) 기자
2021-07-08 13:51:00
[전재산의 대부분을 기부한 찰스 척 피니(왼쪽)가 워런 버핏과 함께 있는 모습. 포브스 홈페이지 캡처]
어마어마한 재산을 가진 부자들의 은퇴 후 삶은 어떨까. 경영에서 물러난 부자들은 하고 싶은 것과 먹고 싶은 것만 먹으며 편하게 살 것 같지만, 의외로 그들의 삶은 은퇴 이후 더 활력이 넘치기도 한다. 새로운 분야의 사업에 도전하거나 좋아하는 취미에 몰두하는 것.
최근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인 미국의 제프 베이조스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은퇴한다는 소식을 밝혔다. 그는 은퇴 여행지로 ‘우주’를 꼽았는데, 은퇴 이후 우주 분야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명예와 부를 축적한 뒤 은퇴한 세계의 부호(재산이 넉넉하고 세력이 있는 사람)들은 은퇴 후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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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공익사업을 비롯한 기부 활동을 하고 있는 마윈. AP뉴시스 자료사진]
억만장자가 평생 번 돈을 남을 위해 모조리 다 쓸 수 있을까? 미국의 사업가 찰스 척 피니는 은퇴 후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기부했다. 그가 은퇴 전과 후를 통틀어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은 무려 80억 달러(약 9조 4000억 원).
피니는 1960년 미국 코넬대 동창과 함께 면세쇼핑그룹 DFS(Duty-Free Shoppers Group)를 설립해 큰돈을 번 뒤 1982년 자선재단인 ‘애틀랜틱 필랜스로피(Atlantic Philanthropies)’를 만들어 기부 활동을 시작했다. 활발한 기부를 하면서도 그는 추후 재단을 해체할 땐 재단 소유의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는데, 지난해 9월 재단을 해체하며 약속을 지켰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피니는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전 재산을 기부할지 궁금해 했던 사람들에게 ‘기부를 해보면 정말 좋다’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피니의 소신은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의 부호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버핏은 “그는 기부활동에 큰 영감을 준 기념비적인 인물이며, 그가 평생 이룬 업적은 위대하다”라고 말했다.
중국에도 기부와 공익사업(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하는 사업)에 뛰어든 인물이 있다.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이 그 주인공. 마윈은 2019년 은퇴를 선언하고 교육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장학 사업에 매진 중이다. 특히 마윈이 교육 사업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사업가로 성공하기 전 영어 교사로 근무한 경험이 있어서다. 또한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마스크가 부족한 국가에 마스크, 진단키트 등 구호 물품을 기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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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베이조스가 지난 2019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미국 프로농구(NBA) 댈러스 매버릭스의 구단주가 된 마크 큐반]
흥미있는 분야에 새롭게 도전하는 부자들도 있다. 자산이 약 200조 원에 달해 전 세계 최고 부자로 알려진 제프 베이조스는 은퇴 이후 우주 사업과 장난감 사업 등 새로운 분야에 몰두할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민간 우주탐사 기업인 블루오리진을 설립하기도 했던 베이조스는 오는 20일 우주비행선 ‘뉴 셰퍼드’를 타고 우주로 은퇴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취미가 직업이 된 부자도 있다. 미국의 오디오 스트리밍 회사인 브로드캐스트닷컴의 공동 창업자인 마크 큐반은 평소 농구를 너무 좋아해 농구 구단을 아예 인수했다. 자신이 살고 있는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를 연고로 하는 미국 프로농구(NBA) 구단 댈러스 매버릭스를 인수한 것. 1995년 TV와 라디오에서 중계하는 대학농구 게임을 인터넷으로 볼 수 있는 업체인 ‘오디오넷’을 만들면서 부를 축적한 창업 4년만인 1999년 야후에 회사를 넘긴 후 현재 ‘괴짜 구단주’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농구 선수를 비롯한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중국의 청년갑부’로 불리는 천톈차오. 인터넷 기업 샨다(盛大) 네트워크 회장인 그는 2014년 은퇴한 뒤 뇌 연구에 써달라며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에 거액의 기부금을 쾌척하면서 뇌 과학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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